러닝은 기본적으로 심폐 지구력을 기반으로 한 유산소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단순히 많이 달린다고 해서 기록과 퍼포먼스가 항상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스포츠 과학 연구와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방식을 보면, 근력 트레이닝이 러닝 능력 향상에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근육은 러닝 동작의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엔진이자 부상을 예방하는 방패 역할을 하며, 특히 하체뿐만 아니라 코어와 상체 근력까지 러닝 퍼포먼스에 영향을 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근력 훈련이 러닝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트레이닝 방법이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러너들이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을 정리합니다.
근력과 러닝 퍼포먼스의 직접적인 연관성
러닝 속도와 효율은 단순히 심폐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근육의 힘과 신경근 협응 능력이 더해져야 비로소 효율적인 주법이 완성됩니다.
러닝 이코노미(Running Economy) 향상 — 근력 강화는 동일한 페이스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여줍니다. 근육이 더 강하면 보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발을 땅에서 빠르게 떼는 반발력이 증가하여 러닝 이코노미가 개선됩니다.
스피드와 파워 발휘 능력 증가 — 단거리 스프린트나 언덕 러닝은 하체 폭발력이 요구되는데,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같은 하체 근력 운동은 이러한 폭발력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이는 경기 후반 스퍼트에서도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지구력 유지력 강화 — 근육이 피로에 강해지면 장거리 주행 시 후반부에 무너지는 현상이 줄어듭니다. 특히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둔근의 근지구력이 강화되면 마라톤 후반 ‘벽’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부상 예방과 회복 측면에서의 효과
러너들이 근력 훈련을 소홀히 할 때 가장 많이 겪는 문제가 부상입니다. 근육이 약하면 관절과 인대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고, 잘못된 움직임 패턴이 반복되면서 부상을 유발합니다.
무릎 통증 예방 —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강화하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 ‘러너스 니(Runner’s Knee)’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허리 안정성 향상 — 코어 근육이 강화되면 허리가 러닝 동작 중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아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발목 안정성 확보 — 종아리 근육과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발목 염좌와 아킬레스건염 같은 부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회복 속도 단축 — 근육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높아지면 러닝 후 근육 손상이 적어지고, 피로 회복도 빨라집니다.
러닝에 효과적인 근력 훈련 방법
모든 근력 훈련이 러닝에 동일한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러너는 러닝 동작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근육군을 중점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체 근력 강화 운동 — 스쿼트, 런지, 데드리프트, 힙 쓰러스트는 대퇴사두근·햄스트링·둔근을 강화해 추진력과 착지 안정성을 높입니다.
코어 강화 운동 —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버드독, 팔로프 프레스는 러닝 자세를 안정시키고 허리 흔들림을 줄여 러닝 효율을 개선합니다.
플라이오메트릭 트레이닝 — 점프 스쿼트, 박스 점프, 바운딩은 러닝에서 필요한 탄성과 반발력을 키워주며, 착지 시 충격 흡수 능력도 발달시킵니다.
균형 및 보조 운동 — 밸런스 보드, 싱글 레그 스쿼트 같은 단측 운동은 좌우 균형을 맞추고 러닝 중 흔히 발생하는 비대칭 문제를 해결합니다.
권장 빈도는 주 2~3회이며, 인터벌·롱런 같은 고강도 러닝일을 피하고 회복 주간이나 가벼운 조깅일에 배치해 피로누적을 방지합니다.
러닝 기록 향상을 위한 실천 전략
훈련 주기 조절 — 대회 시즌 4~6주 전부터는 근력 강도를 낮추고 유지 위주로 전환, 오프 시즌에는 근비대/최대근력 블록을 배치합니다.
러닝 세션과의 조화 — 강한 하체 세션 다음 날 고강도 러닝을 피하고, 상·하체 분할 또는 상체+코어 위주의 세션을 교차 배치합니다.
점진적 과부하 — 맨몸 → 덤벨 → 바벨 순으로 부하를 올리되, 동작 품질(ROM, 속도, 안정화)을 우선합니다.
개인화 — 장거리 마라토너는 근지구력·중간중량 고반복(10~15회), 단거리·트레일 러너는 파워·저반복 고중량(3~6회)과 플라이오를 더합니다.
실전 루틴 예시(주 2회) — Day1: 스쿼트 4×6–8, 루마니안 데드리프트 3×8–10, 힙 쓰러스트 3×8–10, 코어(플랭크 3×45초). Day2: 런지 3×10/측, 싱글 레그 스쿼트 3×6–8/측, 캘프 레이즈 3×15, 팔로프 프레스 3×12.
근력 트레이닝은 러닝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단순한 보조 훈련이 아니라, 기록 향상과 부상 예방을 동시에 책임지는 핵심 요소입니다. 강한 근육은 러닝 이코노미를 높여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달릴 수 있게 하고, 반복되는 충격 속에서 관절과 인대를 보호합니다. 또한 러닝 후반부 흔히 경험하는 체력 고갈과 자세 붕괴를 막아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러너들은 유산소 훈련과 더불어 주기적인 근력 훈련을 통합해, 더 오래·더 건강하게·더 빠르게 달리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